유대인의 유월절 - 1
도 입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명절은 무엇일까? 단연 유대인의 유월절이다. 무려 3500년이나 된 명절이다. 그렇다면 유대인의 명절 중 가장 큰 명절은 무었일까? 역시 유월절이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사건을 기념하는 유대인 최대의 명절이다. 유월절은 유대력으로 니싼월 15일에 시작되며 칠일 동안을 명절로 지킨다. 첫쨋 날과 마지막 날을 '욤 토브(좋은 날 )'라 부르며 이 날은 일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날은 온 공휴일이다. 중간의 5일 간은 '홀 하 모에드(중간의 날들 )'라 부르며 이 날엔 일하는 것이 허용된다 . 이 날들은 반 공휴일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 날은 정상 근무한다. 그러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팔일 간을 명절로 지킨다. 이들은 팔일 중의 처음의 이틀과 마지막의 이틀을 포함한 사일간을 '욤 토브'로 지킨다. 보통은 부활절과 비슷한 시기에 겹치는데 이는 예수님께서 유월절이 끝나는 안식 후 첫 날에 부활하셨기 때문이다.
유월절에 대한 추억
이스라엘 유학 시절의 일이다. 당시 만 세살의 고은이(필자의 딸)는 유대인 유치원에 다니고 있었다. 하루는 고은이가 유치원에서 돌아와 신이 나서 말하였다, "아빠 이거 내가 학교에서 만든 빵인데 아빠 먹어보세요." 가만히 살펴보니 밀가루로 만든 과자같은 빵인데 먹어보니 건빵과 비슷한 맛이었다. "이게 무슨 빵이니?"라고 물으니 "맛짜라는 빵인데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어서 만들었어요"라도 대답하였다. "아 이게 성경에서 나오는 무교병이라는 것이구나," 얼른 생각이 났다. 유월절이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이 유치원 아이들에게 무교병을 직접 굽도록 하며 유월절에 대하여 가르쳤던 것이다. 이렇게 어린 아이들에게 빵을 직접 굽게 한다는 것이 의외였다. 슈퍼에 가보니 빵을 살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곡식의 가루로 만든 것은 무엇이건 살 수 없었다. 밀가루건 보리가루건 옥수수가루건 일체의 곡식으로 만든 제품이 진열되었던 곳은 하얀 종이로 붙여버려 고객의 접근을 막았다. 팔일 동안은 빵이나 밀가루 음식 또는 일체의 발효제(이스트)가 들어 있는 음식을 살 수 없었다. 집사람은 국수를 사려고 하였으나 슈퍼에서 거절당하였다. 먹을 것도 별로 없는데 국수 없이 팔일동안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 하였다. 그렇다고 맛없는 마짜를 사먹기도 싫었다.
그래서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가장 큰 유대인 재래 시장인 '마하네이 예후다 '에 나가 보았다. 평소 국수를 사던 집에 가서 국수를 달라고 하였다. 주인은 처음엔 거절하였다. 그러나 잠시 머뭇거리더니 외국인이니까 판다고 하여 겨우 국수 두 다발을 구할 수 있었다. 필자가 경험한 유월절은 처음 이렇게 시작하였다. 그렇다면 유대인의 유월절은 어떤 명절이며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준비 유월절 전 날이 되면 모든 유대인 어머니는 집안을 샅샅히 청소한다. 특별히 부엌은 구석구석까지 혹 누룩이 들어 있는 음식이 남아있는 일이 없도록 깨끗이 청소한다. 어머니의 청소가 끝나면 다음은 어린이 차례이다. 유대 어린이들은 촛불을 켜 들고 다니며 침대 밑이나 옷장 뒤 등을 살핀다. 혹시라도 누룩이 든 음식물 찌꺼기가 있으면 완전히 제거한다 . 빵 부스러기, 과자 부스러기, 씨리얼 부스러기 등이 없는지 살핀다. 왜 이와같이 누룩을 제거하는가? 누룩을 제거하는 일은 부정을 제거하고 악을 말살하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 누룩에 대한 유대인의 부정적인 시각은 예수님에 의하여도 비유적으로 사용되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16장 11절에서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누룩을 조심하라고 하셨다. 여기서의 누룩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악한 교훈을 상징한다. 바울도 갈라디아 5장 9절에서 누룩을 거짓교리에 비유하여 사용하였다. 유대인들은 묵은 누룩이 완전히 제거된 뒤에야 유월절을 맞이할 수 있다고 믿었다.
누룩이 제거되면 유월절을 위한 식가나 그릇, 접시, 포크, 나이프 등을 준비한다.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유월절에는 유월절을 위한 식기나 그릇등을 따로 준비하여 사용한다. 가정에 따라서는 가장 좋은 그릇들을 가보로 남겨 대대로 물려주면 유월절에만 사용하기도 한다.
키트니욧
'키트니욧'은 빵을 만들 수 있는 일곱 가지의 곡식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되면 누룩이 든 빵을 금할 뿐 아니라 일체의 키트니욧을 금한다. 따라서 유월절이 되면 밀, 보리, 옥수수, 콩 등의 곡식을 일체 금한다.
카메츠와 쎄오르
유대인들은 유월절 기간의 칠일이나 팔일 동안 '카메츠'를 먹거나 소유하는 것이 법으로 금해 있다. '카메츠'는 인공적으로 또는 자연적으로 발효된 밀, 호밀, 보리, 귀리, 맥아 등을 통칭하여 부르는 말이다. 따라서 유월이 되면 집에 있는 모든 밀, 호밀, 보리, 귀리 등의 곡식을 없애야 한다. 그러나 번거로움을 덜기 위하여 랍비들이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이 법에 의하면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시작되기 전 날 '카메츠'를 이웃의 이방인에게 팔수 있도록 되어있다. 유월절이 지나고 나면 다시 이방인으로 부터 사들인다. 대부분의 회당은 회중들이 카메츠를 팔았다가 다시 살수 있도록 필요한 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다.
'쎄오르'는 곡식을 발효시키거나 발효를 돕는 모든 이스트나 그와 유사한 물질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유월절 기간 동안 카메츠와 마찬가지로 '쎄오르'도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유의할 점은 이 법이 곡식과 관련된 법이라는 것이다. 발효된 곡식만이 금지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포도를 발효하여 만든 포도주는 금지되지 않은 식품이다. 곡식으로 만든 식품은 맛짜만이 허용된다.
유월절 식사 당시 우리 가족은 유대인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다. 집 사람은 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돕고 있었는데 그 교회의 골드베르그(Goldberg)장로님이 우리를 유월절 식사에 초대하였다. 우리집 옆동에 살던 그는 경건한 유대인으로서 특히 열정적인 설교가 인상적인 분이었다. 그의 집에 도착하니 그의 모든 식구들이 모여 잔치 분위기였다. 식사 전에 그는 나에게 키파 를 쓰도록 하였다. 이 유월절 식사를 '쎄데르' 또는 '하가다'라고 부르며 유월절 명절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다. 그 날 경험하였던 유월절 식사를 간단히 설명한다. 유월절 식사는 보통 가장이 인도한다.
유월절에는 여섯 가지의 특별한 음식들이 준비된다. 정강이 뼈, 삶은 달걀, 쓴 나물(양고추냉이; horseradish), 파슬리(parseley)나 셀러리(celery) 혹은 양상추, 소금물, 하로셋 등의 음식이다. 쓴 나물(양고추냉이)을 먹으며 이집트의 노예 생활의 고역을 기억한다. 하로셋은 사과 으깬 것과 호도나 잣 등을 으깬 것에 꿀, 포도주 등을 부어 계피 등을 섞어 만든 고추장 비슷한 양념장의 일종이다. 색깔은 보통 황갈색이다.
하로셋이란 말의 어원은 분명치 않으나 학자들에 따라선 진흙을 뜻하는 헤레스라는 말에서 왔다고 주장한다. 하로셋의 색깔이 진흙과 같기때문이다. 유대인들은 그들이 이집트에서 진흙으로 벽돌을 굽던 노예 생활을 기억하기 위하여 쓴 나물을 하로셋에 찍어 먹는다. 정강이 뼈와 삶은 달걀은 제 2성전이 파괴된 것을 기억하기 위함이며 이 음식을 먹으며 성전에서 행하던 희생 제사를 기억한다. 소금물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에서 흘렸던 눈물을 상징한다. 파슬리나 셀러리, 양상추 등은 봄이 왔다는 의미에서 생명을 상징하며 이스라엘 백성의 기쁨과 축복을 의미한다.
유월절 음식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짜(무교병)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를 떠날 때 급히 떠났기 때문에 발효시키지 못한 채 들고 나왔다는 출애굽의 긴박성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그러므로 마짜(무교병)은 유월절 식탁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유월절을 상징하는 음식이다. 보통 맛짜 세개를 포개어 접시에 올려 놓고 냅킨으로 덮어 놓는다. 마짜에는 두 종류가 있다. 유월절 첫날 저녁에 먹는 유월절식탁을 위한 마짜와 유월절이 끝나기까지 일주일간 평소에 먹는 보통 마짜이다. 유월절 첫날 저녁에 쓰기 위하여 만든 마짜를 가리켜 '계약의 마짜(마짜 쉘 미쯔바)'라고 한다. 고대의 마짜는 꽤 두꺼웠다. 탈무드 시대에는 마짜의 두께가 네 손가락 두께를 넘어도 되느냐 안되느냐의 논쟁이 있었다. 당시엔 마짜를 만들기 위해서 세사람의 여자가 동원되었다.
한 사람은 반죽하고, 한 사람은 마짜의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 한 사람은 굽는 일을 하였다. 중세기에는 마짜의 두께가 손가락 하나 정도 이하로 얇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짜는 점점 얇아지고 바삭 바삭해져서 오늘날은 얇은 비스켓만해졌다. 오늘날은 기계로 대량 생산하여 슈퍼마켓에서 살수 있으며 보통 책 받침 정도의 크기이다. 마짜는 밀가루로 만든다. 그러나 유대종파 중 신비파에 속하는 캐라이트 유대인들이나 약간의 정통파 유대인들은 보리가루를 고집한다. 보리가루로 만든 마짜는 밀가루 마짜보다도 더 맛이 떨어진다. 마짜를 고난의 떡으로 이해하는 그들은 보리 마짜를 고집한다.
식사의 순서 식사의 순서는 이스라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촛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과거의 고난과 슬픔을 기억하며 현재의 축복을 감사하며 미래의 소망을 기원하는 순서이다.
전식
첫번째 컵의 포도주를 따른 후 인도자가 쎄데르 에 적혀있는 축복문을 낭송함으로 유월절이 온 것을 축복한다. 축복이 끝나면 각자 부엌이나 화장실로 가서 손을 씻는다. 파슬리나 셀러리 혹은 양상추를 소금물에 찍어 먹는다. 야채는 새봄의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고 소금물은 유대인들이 이집트에서 흘린 눈물을 상징한다. 다음은 마짜(무교병)를 손으로 부러트린다 . 세개의 마짜(무교병)를 포개서 쥔 다음 가운데를 잘라 접시에 내려놓는다. 첫 번째 컵의 포도주를 마시고 빈 컵에 다시 포도주를 채워놓는다.
과거를 기억하며
유월절 식사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출애굽사건을 재현하여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야기는 아이들의 질문에 대한 아버지(인도자)의 답변의 형식을 따른다. 전통에 따라 가장 어린 자녀부터 네 개의 질문을 던진다. 성경이 출애굽기에서 세번, 신명기에서 한 번 모두 네 번 아버지는 반드시 그의 자녀들에게 출애굽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라고 명령하기 때문이다 (출 12:26; 13:8; 13:14; 신 6:20). 이 질문들은 이스라엘의 과거를 기억하도록 고안된 질문이다. 질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왜 이 밤에 우리는 맛짜를 먹습니까? 2) 왜 이 밤에 우리는 쓴 나물을 먹습니까? 3) 왜 우리는 이 밤에 파슬리를 소금물에 두 번 찍어 먹습니까? 또 쓴 나물을 하로셋에 찍어 먹습니까? 4) 왜 우리는 유월절 음식을 뒤로 비스듬이 기대어 먹습니까? 이 질문에 대답하며 인도자(아버지)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며 경험하였던 일들을 이야기로 재현한다.
인도자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날 때 급하여 무교병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을 설명한다.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의 고통을 잊지 않기 위하여 쓴 나물을 먹는다고 설명한다. 이집트에서 흘린 눈물을 기억하며 소금물에 파슬리를 찍어 먹는다고 설명한다. 이제는 자유로운 백성으로서 뒤로 기대어 먹어도 될만큼 여유와 기쁨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뒤로 기대어 편히 음식을 먹는다고 설명한다. 이때 인도자를 위한 베개가 준비되며 인도자는 의자 뒤에 베개를 바치고 편안한 자세로 음식을 먹으며 출애굽에 대한 설명을 재현한다. 인도자가 베개을 베는 이유는 이젠 옛날 같이 노예가 아니고 자유인으로서 편안히 자유를 누린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재미있는 것은 열가지 재앙에 대한 관습이다. 인도자(아버지)가 이집트에 임하였던 열가지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재현할 때 식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재앙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약간의 포도주를 입에 머금고 있다가 준비된 그릇에 뱉어낸다. 이와 같은 일은 유대의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추억이 아닐 수 없다. 출애굽은 3500년 전의 사건이다. 그러나 이 과거의 사건은 유월절 식사를 통하여 현재의 유대인들에게 늘 새로운 출애굽으로 경혐된다.
모든 식구들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그들에게 베푸신 이적과 기사를 찬양하며 '다예누'라는 노래를 합창한다. 어린이들은 신나는 곡조와 간단한 가사때문에 특별히 이 노래를 좋아한다. "그가 우리를 애굽에서 불러내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충족한가! "라는 내용의 노래이다. 노래가 끝나면 포도주를 마신다. 두번 째 잔이다.
현재를 축복하며
유월절의 음식과 마짜(무교병)를 위하여 축복 기도를 올린다. 먼저 쓴 나물을 먹는다. 이 때 쓴 나물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의 노예 생활을 기억하기 위하여 먹는 것이므로 뒤로 비스듬이 기대어 먹지 않고 똑바로 앉아서 먹어야 한다. 쓴 나물은 달콤하고 고소한 하로셋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이와 같은 관습은 과거엔 쓰디쓴 노예 생활을 살았으나 오늘은 달콤하고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을 상징한다. 쓴 시절이 지나 달콤한 시절이 왔다는 것이다.
다음은 쓴 나물을 마짜(무교병) 사이에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이 샌드위치를 가리켜 "힐렐 샌드위치"라고 부른다. 마짜(무교병)는 발효가 안되었기 때문에 아주 맛이 없는 음식이다. 이렇게 맛이 없는 마짜(무교병) 사이에 쓴 나물을 넣어 먹으면 얼마나 맛이 없을까 상상해보라. 유대인들은 이와 같이 유월절의 맛있는 메인 디쉬(Main Dish)전에 맛없고 쓰디쓴 힐렐 샌드위치를 먼저 먹는다. 이렇게 함으로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있을 때 얼마나 쓰디쓴 인생을 살았으며 못 먹고 못 살았는가를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힐렐 샌드위치를 먹고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특별히 맛있게 준비된 유대인 최고의 요리 유월절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음식을 다 먹은 후 아피코만을 후식으로 먹는다. 이미 위에 기술한대로 유월절 식사가 시작될 때 모든 사람은 마짜(무교병) 세개를 포개어 손으로 쥔 다음 가운데를 부러뜨려 자른다. 이때 부러진 마짜(무교병)의 큰 쪽을 아피코만이라고 부른다. 이 아피코만은 메인 디쉬(Main Dish)가 끝날 때까지 먹지 않고 보관했다가 후식으로 먹는다. 아피코만에 얽힌 관습이 있다.
누구든지 상대방의 아피코만을 훔칠 수 있다. 특별히 아이들은 아버지(인도자)의 아피코만을 훔치려고 노력한다. 잃어버린 아피코만을 다시 찾으려면 무엇인가 보상해야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은 아버지의 아피코만을 훔쳤다가 아버지가 자기의 아피코만을 찾을 때 선물을 요구한다. 아버지는 선물을 약속하고서야 자기의 아피코맘을 찾는다. 따라서 마짜(무교병)를 부러뜨린 후 모든 사람은 자기의 마짜(무교병)를 남이 못 보는 곳에 숨기고자 애쓴다. 보통은 손 씻으러 갈때 다른 사람의 아피코만을 훔친다.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는 유월절 식사 의식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으나 이와 같은 관습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킬뿐 아니라 좋은 추억거리를 제공한다.
미쉬나에 보면 유월절 식사 후에는 아피코만을 남기지 말라고 기록되어 있다. 왜냐하면 유월절 밤에 마지막으로 먹는 음식은 반드시 유월절에 제물로 바친 희생양이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제이 성전이 파괴된 후 더 이상 성전에서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일은 없어졌다. 자연히 제물로 바친 양을 먹는 일도 없어졌다. 성전 시대에는 제물로 바친 유월절 양을 마지막 음식으로 먹었으나 오늘날은 아피코만이 마지막 음식이 되었다. 그러므로 성전이 파괴된후 아피코만은 성전에 바쳤던 희생양을 대신하는 상징으로 쓰이게 되었다. 오늘날 유대인들은 유월절에 아피코만을 먹으며 성전에 제물로 바쳤던 희생양을 기억한다.
그 밖에도 아피코만과 관련된 관습이 많이 있다. 아피코만에 구멍을 뚫어 집이나 회당에 매달아 놓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여행시 휴대하고 다닌다. 아피코만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모로코나 이스라엘에 사는 유대인들은 아피코만을 냅킨에 싸서 어깨에 올려놓고 출애굽 당시 무교병을 나르던 모습을 재현한다.
집 주인이 아피코만을 어깨에 올려놓고 4미터 정도 앞으로 가면 "당신은 어디에서 오는 길입니까?"라고 한 사람이 묻는다. 그는 "이집트에서 오는 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어디로 가는 길입니까?"라고 다시 묻는다. 집 주인은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이때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은 "내년에는 모두 예루살렘에서 축하합시다"라고 화답한다. 디아스포라에 살며 예루살렘을 그리는 유대인들에겐 특별히 의미있는 관습이다. 아피코만을 먹으면 유월절 식사가 끝난다. 인도자는 음식에 대한 감사 축복 기도를 올린다. 모든 사람은 세번째 컵의 포도주를 마신다.
미래를 바라보며
식사가 끝나면 문을 열어 놓는다 . 인도자는 준비된 엘리야의 컵에 포도주를 채운다. 그리고 나면 모든 사람은, "이 일이 필요한지 안 필요한지는 그(엘리야)가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때 유대인들은 엘리야가 들어와 메시야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선포하기를 기다린다. 유대인들은 메시야가 오시기 전에 엘리야가 미리 와서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고 메시야의 도래를 선포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대인들은 어떤 문제를 논의하다가 해결책이 없으면 흔히 '엘리야의 결정에 맡기자'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은 함께 '엘리야후 하나비 (선지자 엘리야)'라는 노래를 부른다. 유대인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메시야가 이 땅에 옴으로 온 인류에게 궁극적인 평화와 자유가 오기를 기도한다. 잠시 엘리야가 들어오기를 기다린 후 유대인들은 감사와 찬양의 시를 낭송한 후 유대인 특유의 노래들을 몇곡 부른다. '레샤나 하바아 베루샤라아임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라는 노래를 부름으로 모든 유월절 식사의식을 끝맺는다. 오랜 세월동안 디아스포라에 사는 유대인들은 매년 유월절마다 내년에는 예루살렘에서 유월절을 지키자는 그들의 꿈을 이 노래를 통하여 표현해 왔다.
유월절 노래 유월절식사 때에 부르는 노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노래를 부르며 그들의 유월절을 더욱 실감나게 음미할 수 있다.
아바딤 하이누 (우리는 노예들이었네) Allegro
아바딤 하이누 하이누 아타 브네 호린 브네 호린 아바딤 하이누 아타 아타 브네 호린 아바딤 하이누 아타 아타 브네 호린 브네 호린 히브리어 가사
한글 번역
우리는 노예들 이었네 그러나 지금은 자유롭다네 자유롭다네 우리는 노예들이었네 그러나 지금은 자유롭다네 우리는 노예들이었네 그러나 지금은 자유롭다네 자유롭다네
참고서적 ◦ Cardozo, Arlene Rossen. Jewish Family Celebrations. New York: St. Martin's Press. 1982. ◦ Kalman, Sharon. Celebrating the Jewish Holidays. New York: Michael riedman Publishing Gruop, Inc. 1992. ◦ Schauss, Hayyim. The Jewish Festivals. New York: Schocken Books. 1938. Encyclopaedia Judaica Vol., 7& 13. Jeursalem: Keter Publishing House.
최명덕교수의 유대학 강좌 (Prof, Choi's Jewish Hebrew Lectures) ::
출처 : 이스라엘 문화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