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목양자물리학과 창조 섭리(충북대 송대진 교수)2023-06-12 16:01
작성자 Level 10



20세기 초 플랑크(Planck), 아인슈타인(Einstein), 보어(Bohr) 등에 의해 처음 발견된 양자(quantum)역학은 원자(atom)나 전자(electron) 등의 영역인 미시(microscopic) 세계의 규칙성에 대해서 설명하는 학문이다. 이 물리학 이론은 지난 100여년간 반복되는 수많은 실험을 통해 검증되어 왔으며, 매우 높은 정확도로 이 이론의 유효성이 입증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현대 물리학의 핵심이지만 여전히 많은 논란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왜 그럴까?


예를 들어 어떤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 건물의 높이에 대해서 A와 B라는 사람이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고 가정해 보자. 

A: “상당히 높다”

B: “높이가 70.24미터이다”

A와 B의 설명 중 누구의 것이 더 과학적으로 보이는가? A의 경우와 같이 ‘높다’라고 막연하게 언급하는 것보다, B처럼 정확한 높이를 제시한 경우가 더 과학적이라고 여겨진다. A는 건물이 ‘상당히’ 높다라고 언급했지만, 높은 건물을 많이 봐온 다른 사람에게는 이 건물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다시 말해 A가 제시한 설명은 그 개인이 느낀 ‘주관적’인 설명이다. 그러나 B가 제시한 정확한 높이는 다른 사람이 와서 측정을 하더라도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같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즉, 그 건물을 관찰하는 관찰자가 누구이던 간에 동일한 결과를 내는 ‘객관적’인 사실이라는 것이다. 


위의 간단한 비교에서 알 수 있듯이 수백 년 동안 과학은 관찰자의 주관적 견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객관성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이를 토대로 정확도를 향상시키며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20세기 초에 등장한 양자물리학은 이러한 과학의 기본 원칙인 객관성을 정면으로 반박하였다. 즉, 실험 결과가 관찰자에 따라 주관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전자의 위치나 광자(photon)의 성질과 같은 현상들이 관찰의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20세기의 유명한 과학철학자 카를 포퍼(Popper)는 과학에서 다루는 ‘객관적 사실’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과학이 인간의 주관적인 사고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과학의 발전을 설명한 토마스 쿤(Kuhn) 역시 과학이 인간의 주관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성경에 기록된 죄에 대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에덴동산에서 인간은 선과 악을 아는 창조주와 같아질 수 있다는 뱀의 유혹에 빠져 죄를 짓게 된다 (창세기 3:5).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상숭배를 금하시며 어떠한 형상도 만들지 말라고 명령하고 계신다 (출애굽기 20:4). 형상을 만드는 것이 왜 그렇게 나쁜 일일까? 


우리가 잘 아는 고사성어 중 하나에는 여러 명이 코끼리의 일부를 만져보며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각자 다르게 상상한다는 내용이 있다. 코끼리를 만져보는 사람들은 당연히 코끼리의 전체 모습을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코끼리의 상아를 만져보고 큰 무로 상상할 것이며, 또 다른 사람은 다리를 만져보며 기둥의 모양으로 코끼리를 인식할 것이다. 이처럼 각자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달라지는 무나 기둥이 아닌, 코끼리의 객관적인 모양이나 무게 등을 알고 싶어하지만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를 직접 볼 수 없지만(출애굽기 33:20), 마음으로 영원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셨으며 이를 통해 창조주를 찾을 수 있도록 하셨다. 또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 인간이 전부를 알 수 없다는 피조물의 근본적인 한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전도서 3:11)

사도행전에서는 아테네의 철학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도 바울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한계를 두셔서 창조주를 찾을 수 있도록 하셨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도행전 17:26-27). 


객관적 사실을 밝혀낸다고 여겨졌던 기존의 과학이 양자론이라는 현대물리학을 통해 관찰 대상과 관찰자의 상호작용으로 이해되기 시작했고, 이는 주관적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께서 피조물에게 한계를 두어 창조주를 찾도록 하셨다는 창조의 원리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주관적 한계를 넘어서 하나님을 형상화하여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 창조주가 되려는 죄의 근본에 대해서 경고하고 계신다. 


2023년 6월

송대진 (충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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